㉠ 그가 누구인지 알기나 해?
㉡ 그가 누구인 줄 알기나 해?
두 문장을 구분하지 않고 쓰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양자는 쓰임이 다르다. 예를 들어 보자. A, B 두 사람이 길을 가는데 어떤 사람이 그들을 보고 인사를 한다. A도 꾸벅 인사를 한다. 이때 B는 A에게 ㉠, ㉡ 두 형태로 물을 수 있다. ㉠은 ‘그가 누구인지 알기는 하고 인사하는 거야?’라는 뜻이다. 여기엔 ‘누구인지 모를 수도 있다’라는 추측이 담겨 있다. ㉡는 ‘그는 아무개인데, 너는 그걸 알기는 해?’라는 뜻이다. 즉 자기는 그가 누구인지 알고 있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따라서 답변도 다르다. 누구인지 모를 경우 ㉠은 ‘(누구인지) 몰라’가 되는 반면 ㉡는 ‘몰라. 그가 누구인데?’가 된다.
① 그가 떠날지 몰라.
② 그가 떠날 줄 몰라. (?)
이 문장은 ‘그가 혹시 떠나는 건 아닌가’ 하고 추측하는 상황이다. 이처럼 추측을 나타낼 때는 ①처럼 ‘-지 모르다’를 쓴다.
③ 그가 그처럼 훌쩍 떠날지 몰랐다.
④ 그가 그처럼 훌쩍 떠날 줄 몰랐다.
‘그가 훌쩍 떠났다’는 사실을 뒤늦게 인지한 내용이다. 이때는 ‘줄 모르다’를 쓴다.
둘의 차이를 정리해 보자. ‘-지 모르다’는 추측을 나타낸다. ‘어떤 사실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는데, 혹시 그렇게 정해지지 않을까’ 하고 추측하다는 것이다. ‘-줄 모르다’는 인지를 나타낸다. ‘어떤 사실이 이미 정해져 있는데 당시에는 그 사실을 모르다’라는 뜻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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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죄송해요. 오늘 모임이 있는지 몰랐어요. (?)
• 죄송해요. 오늘 모임이 있는 줄 몰랐어요.
• 아, 오늘까지인지 알았는데…. (?)
• 아, 오늘까지인 줄 알았는데….
• 가짜인지도 모르잖아.
• 가짜인 줄도 모르잖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