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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분 생략] 주어, 목적어, 부사어의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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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략할 수 없는 주어(1)

• 우리가 사는 아파트 입구에는 경비실이 있어서 출입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

우리말은 주어를 생략해서 쓰는 경우가 많다. 주어가 없어도 의미가 잘 통하면 그 주어를 생략하는 것이다.

 

① (나는) 추워서 문을 닫았다.

② (너는) 뭐하니?

③ (그가) 때리면 (나는) 맞으리.

 

①~③에서 괄호 속의 주어는 생략하는 게 보통이다. 그렇지만 다음 문장은 괄호 속의 주어를 생략하면 허전해 보인다.

 

④ 서울엔 백화점이 많은데 (그 백화점에서는) 비싼 물건을 많이 판다.

 

앞의 주어는 ‘백화점이’인데 뒤의 주어는 ‘백화점에서는’이다. 이처럼 주어가 일치하지 않을 때는 각각의 주어를 다 밝혀 주는 게 좋다.

 

⑤ 북극에는 곰이 사는데 (그 곰이) 사람을 보면 도망간다.

⑥ 북극에는 곰이 사는데 (그 곰이) 요즘 지구 온난화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두 문장 모두 앞뒤 문장의 주어가 같다. 그런데 ⑤는 괄호 속 주어를 생략해도 되는 반면 ⑥은 생략하기가 곤란하다. ⑤의 경우 앞뒤 문장 모두 곰에 대해 설명하는 내용이다. 반면 ⑥은 앞 문장은 곰에 대해 설명하고 있고, 뒤 문장은 곰이 처한 환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즉 ⑥은 화제의 초점이 이동했다. 이처럼 화제가 옮겨갈 때는 주어가 들어 있는 문장으로 만들어 주는 게 좋다. 제시문도 다음처럼 바꾸면 문맥이 더 잘 통한다.

 

☞ 우리가 사는 아파트 입구에는 경비실이 있어서 그곳에서 출입을 엄격히 통제한다.

☞ 우리가 사는 아파트 입구에는 경비실이 있어서 경비원이 출입을 엄격히 통제한다.

 

<더 알아보기>

 

• 현대 사회에서는 알게 모르게 사람들과 협동을 하면서 살아간다.

☞ 현대 사회에서는 알게 모르게 사람들이 서로 협동을 하면서 살아간다.

☞ 현대 사회에서는 알게 모르게 사람들끼리 협동을 하면서 살아간다.

 

• 옛날 어느 마을에 나무꾼이 살았는데 어느 날 깊은 산속에 가서 나무를 한 지게 해 왔지.

☞ 옛날 어느 마을에 나무꾼이 살았는데 어느 날 그 나무꾼이 깊은 산속에 가서 나무를 한 지게 해 왔지.

 

♣생략할 수 없는 주어(2)

 

• 각 기업체에 따르면 올해 신입 사원을 많이 뽑기로 했다.

 

신문을 보다 보면 간혹 이런 형태의 글을 접하게 된다. 주어가 없는 불완전한 문장이다. 주어를 넣으면 다음과 같은 문장이 된다.

 

☞ 각 기업체에 따르면 기업체들은 올해 신입 사원을 많이 뽑기로 했다.

 

그런데 이 문장은 ‘기업체에 따르면 기업체들은’이란 표현이 동어 반복이어서 비경제적이다. 그 때문에 주어를 생략한 것인데, 이 형태에서는 주어가 없으면 비문이 된다.

동어 반복을 피하기 위하여 다음처럼 유사어로 대체하는 방법을 생각해 보자.

 

☞ 각 기업체에 따르면 올해 회사마다 신입 사원을 많이 뽑기로 했다.

 

이렇게 바꾸면 원문보다는 부드럽게 읽히지만 ‘기업체’와 ‘회사’의 관계가 모호해 의미의 혼선을 초래하기 쉽다. 바람직한 대안은 무엇일까. 이 상황에서는 ‘각 기업체에 따르면’이란 표현이 적절치 않다. 이 표현은 주로 ‘A에 따르면 B가 어찌하다’의 문형으로 실현된다. A와 B가 서로 다른 것이다. 그런데 제시문은 ‘A에 따르면 A가 어찌하다’의 문형이어서 근본적인 문제를 낳는다. 이 표현을 삭제하거나 다른 문장에 녹여 내는 방법을 택하는 게 좋다.

 

♣생략할 수 없는 목적어(1)

• 점심엔 역 근처에서 한식으로 먹었다. 


서술어 ‘먹었다’는 타동사이기 때문에 목적어를 취해야 하는데 제시문엔 목적어가 없다. ‘점심’이나 ‘한식’ 중에 하나를 목적어 형태로 만들어 온전한 타동사문을 만들어 준다.

 

① 점심엔 역 근처에서 한식을 먹었다.

② 점심은 역 근처에서 한식으로 먹었다.

 

참고로 ②의 ‘점심은’은 주어가 아니라 목적어이다. 이 문장의 주어는 ‘우리는’ 정도가 될 수 있으며 이는 생략되었다.

 

<더 알아보기>

 

· 여자이기 때문에 일이 힘들었거나 못했던 적은 없다.

→여자이기 때문에 일이 힘들었거나 일을 못했던 적은 없다.

 

• 시청에서는 쓰레기 매립장에 오염 방지 시설을 설치한 후 공원으로 만들었다.(→설치한 후 그곳을)

 

생략할 수 없는 목적어(2)

• 한국과 일본이 우승컵을 놓고 대결하여 한국이 차지했다.

 

이 문장은 본래 ‘한국과 일본이 우승컵을 놓고 대결하여 한국이 그 우승컵을 차지했다’로 표현하면 문법적인 구문이 된다. 그런데 목적어 ‘우승컵을’이 앞뒤 절에 연이어 놓인 것이 껄끄럽다고 여겨 뒤 절의 목적어를 생략한 것이다. 하지만 이는 바른 문장이 될 수 없다. 목적어 ‘우승컵을’은 앞 절 ‘놓다’의 목적어일 뿐 뒤 절 ‘차지하다’의 목적어 노릇까지 하지는 않는다. 아래 첫 번째 수정문처럼 뒤 절에도 목적어를 넣든가 두 번째 수정문처럼 문형을 달리해야 한다.

 

☞한국과 일본이 우승컵을 놓고 대결하여 한국이 그 컵을 차지했다.

☞한국이 일본과 우승컵을 놓고 대결하여 승리했다.

   

<더 알아보기>

  • 여야가 소득세법을 두고 줄다리기를 한 끝에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 여야가 소득세법을 두고 줄다리기를 한 끝에 본회의에서 이를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 그가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것은 사랑하기 때문이었다.

→그가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것은 나라를 사랑하기 때문이었다.

 

 

 

♣생략할 수 없는 관형어

• 철수는 영희에게서 입원 소식을 들었다.

 

뭔가 허전하다. 누가 입원했다는 것인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만약 순이가 입원했다면 ‘순이의 입원 소식’이라고 밝힌다. 이때의 ‘순이의’는 관형어인데, 관형어가 없어도 문장은 성립하지만 온전한 의미를 담지는 못한다.

 

• 우리는 부모님의 생각과 다르다는 것을 말할 수도 있고, 말을 듣지 않을 수도 있지 않나요?

 

이 문장도 누구의 말을 안 듣는다는 것인지가 드러나지 않았다. 행간의 의미를 읽으면 당연히 ‘부모님의 말’이 되지만, 문법에서 요구하는 필수 성분이므로 구체적으로 적시해야 한다. 앞에 제시된 ‘부모님의’는 뒤에 이어지는 ‘생각’만 수식하기 때문에 ‘말’을 수식하는 ‘부모님의’를 따로 세워야 하는 것이다.

 

☞ 우리는 부모님의 생각과 다르다는 것을 말할 수도 있고, 부모님의 말을 듣지 않을 수도 있지 않나요?

 

♣생략  할 수 없는 부사어(1)

• 철수는 영희를 좋아해서 꽃을 주었다.

부사어는 문장에서 반드시 필요한 성분은 아니다. 그러나 어떤 서술어는 부사어를 필수 성분으로 요구하기도 한다. ‘그 사람은 (대전에) 산다’, ‘그 여자는 (엄마와) 닮았다’, ‘그는 손을 (호주머니에) 넣었다’ 등에서 서술어 ‘살다’, ‘닮다’, ‘넣다’ 등은 괄호 안에 들어 있는 부사어를 필히 요구한다. 이때 괄호 안의 말을 필수적 부사어라고 한다. 제시문의 ‘주다’도 ‘누구에게’라는 필수적 부사어를 요구한다.

따라서 제시문도 ‘영희’가 중복되어 조금 껄끄럽기는 하지만 다음처럼 필수 부사어를 넣어 온전한 문장으로 만들어야 한다.

 

☞ 철수는 영희를 좋아해서 영희에게 꽃을 주었다.

 

<더 알아보기>

 

• 나와 자연의 관계를 알고 자연을 이용하며 조화롭게 살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 나와 자연의 관계를 알고 자연을 이용하며 자연과 조화롭게 살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 그는 맞은 적이 있기 때문에 선생을 무서워했다.

☞그는 선생에게 맞은 적이 있기 때문에 선생을 무서워했다.

 

 생략할 수 없는 부사어(2)

 

㉠ 직원들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 직원들의 도덕적 해이가 만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 자연스럽고 ㉡은 부자연스럽다. ㉡은 왜 부자연스러울까.

‘철수가 책을 읽는다’에서 ‘책을’을 생략하면 문맥이 안 통한다. ‘읽는다’가 목적어를 필요로 하는 말이기 때문이다. ‘철수가 영희에게 꽃을 주었다’에서 ‘영희에게’를 생략해도 문맥이 안 통한다. ‘주었다’가 ‘누구에게’라는 부사어를 필수적으로 요구하기 때문이다.

㉡의 서술어 ‘만연하다’는 ‘어디에 무엇이 만연하다’ 꼴로 쓰여야 안정적이다. 원문은 이 중 ‘어디에’가 빠졌기 때문에 어색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서술부를 살려 쓰고자 한다면 다음처럼 바꾸는 방법을 고려한다.

 

☞ 직원들 사이에 도덕적 해이가 만연한 것으로 나타났다.